극과 극
좋아하는 것엔 끊임없이 내 모든걸 쏟아내고
싫어하는 것엔 끊임없이 내 모든걸로 밀어내는
이 모든것의 끝에 남는건 오로지 나 하나 뿐이라는걸 잠시 망각했던걸까?
이 모든것의 끝에 남는건 오로지 수많은 경험 속 불신밖에 없다는걸 잊어버린걸까?
멍청하게도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었는데, 난 그걸 초월했으리라 믿었는데.
여전히 난 망각의 동물 그 자체였다는걸 깨닫는다.
자각해버린 이상 다시 하나씩 쌓아 올려야 한다.
내 스스로 허물어버린, 나를 지켜줄수 있는 방호벽.
아무리 좋아도 그저 그런척, 아무리 싫어도 그저 그런척.
모두에게 그저 그런척, 아무렇지 않은 척, 그저 남의 일인만큼 영향받지 않은 척.
괴로운 것도 혼자 감내하고, 슬퍼도 혼자 감내하며, 분노가 치밀어 올라도 혼자 감내하고
아무리 좋아서 웃음이 나더라도 절대 내보이지 말아야 할것.
그건 나의 모든 감정선의 변화다.
때론 그 모든걸 쏟아낸다고 좋아하는것도 아니고, 결과적으론 나 혼자 광대가 되어가고 있다는걸 모르는게 아닌데.
어차피 모든 인간은 나와 다른 선을 걷는다는걸 잊으면 안된다는걸 스스로 그렇게 되뇌었거늘.
여전히 난 자라나지 못했다. 내가 목표로 한 극한의 인간이 되어야 했거늘.
다시 한번 되새긴다. 나는 결국 어차피 섞이지 못할거라는걸.
다시 한번 다짐한다.
왜 내 성벽을 허물었을까, 왜 내 감정을 내보였을까.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왜' 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나는 고뇌라는 고통속에 잠식된다.
그리고 그 고통을 통해 또 다시 나는 성장한다. 그리고 견고하고 높은 벽을 한층씩 쌓아간다.
쏟아내느니 못한 결과를 받아들고, 쓸쓸한 내 뒷모습을 마주하고서 알아채버린 망각.
그러고보니 예전 심리상담에서 나의 그림은 항상 울타리와 벽이 상당히 높았고.
그 안에 작은 틈을 통해 세상을 엿보곤 했었는데 왜 여러 말에 휘둘려 그 벽을 허물고 세상을 거닐려고 했을까.
어차피 그 세상은 나의 세상이 아니라는걸 알았으면서...
나의 세상은 벽 안에 존재하는걸 알고 있었으면서.
넘쳐 흐르니만 못한 , 엎질러져버린 모든걸 바라보면서 다시 어떻게 주워담을지 고민하는 나를 바라보며
'정말 멍청하다.' 라는 말만 되뇌이게 된다.
몸살이 오고, 두통이 심해지며 다시금 온몸이 부셔지는듯 하다.
이 또한 스스로의 감정을 통제 못하고 잠식되어버린 듯 고통으로 다가온다.
결국 진통제와 휴식이 필요한 시점. 그 시간동안 난 고뇌속에서 거닐어야 겠다.
그리고 나의 벽이 되어주었던 가면을 다시 쌓아줘야 겠다.
오로지 나로서 존재하기 위해, 내가 나로서 세상속에서 버텨낼수 있도록.
결국 모든 나의 것은 가면 안에서만 존재하는 것임을.
'Text Art > Free 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Careful Red Line (1) | 2024.10.06 |
---|---|
Hide Away (0) | 2024.10.05 |
행복과 불행은 함께 존재한다. (0) | 2024.10.03 |
관통 2 (0) | 2024.10.01 |
나는 여전히 Ending 을 직시하지 않는다. (2) | 2024.10.01 |